[차이나워치] '탈레반 정부' 껴안은 중국 "압박 대신 격려해야"
[앵커]
아프가니스탄을 장악한 탈레반에 대해 중국이 "압박 대신 격려를 해야한다"고 밝혔습니다.
탈레반 장악 이후 아프간에서 전해지는 폭력과 보복행위에 국제사회가 우려의 목소리를 내는 것과는 정반대 모습인데요.
베이징을 연결해서 자세한 소식 들어보겠습니다.
임광빈 특파원.
[기자]
네, 베이징입니다.
[앵커]
탈레반을 대하는 중국의 입장이 국제사회와 많이 다른데요.
자세히 설명해주시죠?
[기자]
탈레반이 아프간을 장악한 이후 중국이 가장 먼저 내놓은 반응은 "아프간 인민의 선택을 존중한다"였습니다.
중국이 탈레반 정부의 승인 가능성을 시사한 것이란 평가가 나왔었는데요.
중국의 왕이 외교부장은 어제(19일) 영국의 도미닉 라브 외무장관과 전화통화를 하면서도, 아프간에 들어설 새 정부에 대해 국제사회가 압박할 것이 아니라 더 격려하고 이끌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아프간에 대한 유화적 접근이 상황을 안정화하고 난민과 이민의 충격을 완화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면서 내정 불간섭을 전제로 중국은 계속해서 아프간 문제에 건설적인 역할을 할 뜻이 있다고 밝혔습니다.
왕이 부장은 지난달에도 이미 중국 톈진에서 탈레반 정치지도자 등을 만난 자리에서 "탈레반이 아프간 평화와 재건에서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한 바 있습니다.
[앵커]
그래서인가요.
탈레반도 "아프간에서 중국의 역할을 기대한다"며 우호적 입장을 보였죠?
[기자]
그렇습니다.
탈레반 대변인이 중국의 관영 영어뉴스채널 CGTN과 화상 인터뷰를 했는데요.
중국에 대해 '거대한 경제와 능력을 가진 큰 나라'라고 평가하면서 아프간의 재건과 부흥, 복구에 큰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또, 중국이 아프간의 평화와 화해를 촉진하는 데 건설적인 역할을 해왔다면서 아프간 재건에 기여하는 것을 환영한다고 덧붙였습니다.
"중국이 훌륭한 이웃 나라라고 생각합니다. 중국은 정말 합리적인 결정을 내렸습니다. 대사관이 카불에 남았고, 협력하고 있습니다."
한편, 탈레반 대변인은 CGTN과 한 인터뷰에서 탈레반이 아프간을 순식간에 장악한 것은 아프간인들의 지지를 보여준다며 아프간 장악의 정당성을 강조했는데요.
국제사회에 아프간 국민의 의지를 존중해 탈레반 신정부를 승인하라고 촉구했습니다.
그러면서 아프간 신정부 구성 과정은 빨리 끝날 것이라고 밝혔는데요.
새로운 탈레반 정부는 여성의 교육권과 노동권을 보장할 것이며, 과거 외국인을 위해 일했던 사람도 안전할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지금은 권력의 공백상태 입니다. 투표를 할 수 있는 시간이 없습니다. 그럴 상황이 아닙니다. 새 헌법 초안이 작성되고 승인될 것입니다. 이것은 많은 것을 의미합니다."
[앵커]
아프간 사태를 계기로 미국이 필요에 따라 동맹국을 버릴 수 있다는 우려도 커지고 있는데요.
중국은 연일 대만을 향한 압박 수위를 높이면서 신경전이 가열되고 있죠?
[기자]
중국 정부는 "대만이 독립을 도모하는 도발을 한다면 멸망이 가속화할 수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중국 정부의 대만 담당 부처 대변인은 "세계에 중국은 하나뿐이며, 대만은 중국의 일부"라면서, 대만 독립론에 대한 공세 수위를 높인 것입니다.
중국은 앞서 관변매체도 동원해 대만을 정조준했는데요.
환구시보는 사설 등을 통해 미국이 대만을 포기하는 것은 시간과 상황의 문제일 뿐이라면서 "대만은 아프간에서 교훈을 얻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미국에는 대만 방어를 위해 병력 출동을 요구하는 공식문서가 없는데다, 파병을 한다 해도 상대해보지 못한 강적인 중국군과 맞서 국력을 다 쏟아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환구시보는 차이잉원 대만 총동이 스스로 강해질 필요가 있다며 '자강론'을 강조한 것을 비꼬기도 했습니다.
'대만은 미국의 보호에 고도로 의존하고 있다'거나, '대만도 아프간과 다를 것이 없다'면서 미국이 대만 정권을 유지하는 비용이 이익보다 많으면 미국은 대만을 버릴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앵커]
미국도 이같은 우려를 의식하고 있는것 같은데요.
태평양에서 대규모 군사훈련을 벌였죠?
[기자]
미국이 최근 2만 5천명 규모의 해병대와 해군인력을 투입해 서태평양에서 대규모 군사훈련을 했다고 미국 월스트리트저널이 보도했습니다.
서태평양섬들을 점령하고 통제하는 상황을 가정한 이번 훈련에는 수십척의 함정과 잠수함이 동원됐고, 미국의 동맹국인 일본과 영국, 호주도 참여했습니다.
이번 훈련과 관련해 네드 프라이스 미국 국무부 대변인은 바이든 행정부가 전임 행정부들보다 나토와 인도-태평양에 더 많이 투자하는 것을 보고 있다"면서 "대만이든, 이스라엘이든 미국의 파트너를 지지한다"고 말했는데요.
신문은 중국의 영토적 야망에 대응하고, 미국의 동맹국을 안심시키려는 의도를 담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한편,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대만이 침략당할 경우 군사적 대응에 나설 수 있다는 취지로 언급했다가 구설에 올랐습니다.
대만에 외부 세력이 침입할 경우 군사적으로 개입할지에 대해선 1979년 이후 시인도, 부인도 하지 않는 '전략적 모호성'을 유지하는 게 미 정부의 입장이었기 때문입니다.
지금까지 베이징에서 소식 전해드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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